금잔화는 어떤 꽃인가
금잔화는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이다. 황금빛 술잔을 닮은 둥근 꽃 모양 때문에 한자로 금잔화(金盞花)라는 이름이 붙었다. 영어로는 마리골드(Marigold) 또는 팟 메리골드(Pot Marigold)로 부르며 화장품이나 허브 업계에서는 학명을 그대로 살려 칼렌듈라(Calendula)라고도 한다. 학명은 Calendula officinalis,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을 낀 남유럽이다. 국내 표준 식물명 '금잔화'는 엄밀히는 근연종인 Calendula arvensis를 가리키지만 정원과 꽃시장에서 유통되는 크고 겹겹한 품종은 대부분 Calendula officinalis 계열이다.
- 영문명
- Marigold, Pot Marigold, Calendula
- 학명
- Calendula officinalis
- 원산지
- 남유럽
- 자연개화
- 6~9월
- 성수기
- 5~6월
- 국내유통
- 4~6월
- 꽃형태
- 여러 겹의 가는 꽃잎이 태양을 향해 둥글게 벌어지는 국화과 특유의 두상화이며, 지름은 5~7센티미터 안팎이다.
- 향
- 옅은 풀 냄새와 함께 알싸하고 살짝 쌉싸름한 허브 향이 난다.
자생지에서는 6월부터 9월 사이 노란색과 주황색 계열의 꽃을 피운다. 파종 시기를 조절하면 거의 한 해 내내 꽃을 볼 만큼 개화 기간이 길다. 국내에서는 장미나 카네이션처럼 대형 도매시장을 통해 대량으로 유통되기보다 온실에서 앞당겨 키운 뒤 4월부터 초여름 사이 소규모 플라워팜을 거쳐 절화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줄기 끝에 달리는 꽃은 여러 겹의 가는 꽃잎이 태양을 향해 둥글게 벌어지는 형태다. 잎과 줄기를 만지면 옅은 풀 냄새와 함께 알싸하고 살짝 쌉싸름한 특유의 향이 손에 남는다.
금잔화는 어디에서 유래됐는가
속명 칼렌듈라(Calendula)는 달력을 뜻하는 라틴어 칼렌다이(calendae)에서 왔다. 로마인들은 이 꽃이 거의 매달 새로 피어난다고 여겨, 그 모습을 달력의 첫날에 빗대어 이름을 붙였다. 종소명 오피키날리스(officinalis)는 약재상의 정식 목록에 오른 약초라는 뜻이다. 중세 유럽에서 금잔화는 상처와 피부 질환을 다스리는 약재로 널리 쓰였다. 독일의 수녀이자 약초학자였던 힐데가르트 폰 빙엔이 11세기에 그 재배법과 약효를 처음 체계적으로 기록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영어 이름 마리골드는 '메리의 금(Mary's gold)'이라는 말에서 나왔다. 중세 잉글랜드에서는 이 꽃을 성모 마리아에게 바치며 동전 대신 제단에 올렸다. 황금빛 꽃송이는 마리아가 쓴 금관에 빗댄 것이다. 유럽에서는 베개 밑에 금잔화 꽃잎을 넣어두면 좋은 꿈을 꾸고 도둑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다는 민간 풍습도 있었다. 값비싼 사프란 대신 요리에 색을 내는 재료로 쓰여 '가난한 자의 사프란'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지금도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치즈나 버터에 색을 낼 때 금잔화 꽃잎을 쓴다.
금잔화의 꽃말과 색상별 의미
금잔화의 대표 꽃말은 인내와 이별의 슬픔이다. 낮 동안 해를 따라 활짝 벌어졌다가 밤이 되면 오므라드는 습성 때문에, 매일 태양과 이별하면서도 다시 피어나는 모습에서 이 두 가지 상반된 정서가 함께 붙었다. 서양의 빅토리아 시대 꽃말 문화에서도 마리골드는 슬픔과 애도를 상징해 장례나 추모 자리에 놓이곤 했다.
색상별로 보면 해석이 조금 달라진다. 노란 금잔화는 태양의 색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밝은 빛깔 덕분에 행복과 긍정적인 기운을 뜻하고 주황빛이 짙은 품종은 열정과 창의성을 뜻하는 꽃으로 통한다. 이런 색상별 해석은 서양 화훼 문화에서 통용되는 것이고 한국에서 오래 전해진 꽃말은 색보다 개폐 습성에서 비롯된 인내와 이별의 정서에 무게가 실려 있다. 선물할 때는 이 문화적 결을 함께 고려하는 편이 좋다. 밝은 인상을 살리고 싶다면 노랑과 주황 위주로, 전통적인 꽃말의 무게를 덜고 싶다면 다른 꽃과 섞어 색과 질감으로 승부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 대표 꽃말
- 인내 · 이별의 슬픔
- 색상별 꽃말
- 옐로행복과 긍정적인 기운
- 오렌지열정과 창의성
꽃다발에서 금잔화를 활용하는 방법
금잔화는 꽃다발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주인공보다 장미나 다알리아 같은 큰 꽃 곁에서 색과 질감을 채우는 보조 역할에 어울린다. 꽃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 있어 가까이서 보면 결이 살아 있고 멀리서 보면 뭉근한 색 덩어리처럼 시선을 끌어 다발 전체에 온기를 더한다. 다알리아, 코스모스, 스카비오사처럼 자연스러운 형태의 꽃과 함께 꽂으면 정원에서 막 꺾어온 듯한 편안한 분위기가 살고 유칼립투스 같은 잎 소재를 더하면 색이 과하지 않게 정돈된다.
집들이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자리, 편하게 안부를 전하는 선물에 특히 잘 맞는다. 화려한 형식보다 소박하고 따뜻한 인상을 주고 싶을 때, 값비싼 장미 다발 대신 금잔화를 중심에 둔 다발을 고르면 받는 사람에게 훨씬 친근한 느낌을 전한다. 가을 분위기를 살리는 선물에도 노란빛과 주황빛이 잘 어울려, 계절감을 담은 다발을 찾을 때 먼저 떠올릴 만하다.
- 꽃다발 역할
- 곁꽃
- 추천 선물
- 집들이 · 감사 선물 · 가을 선물 · 우정
금잔화를 오래 감상하는 관리법
- 화병 수명
- 보통 5~7일
- 피어나는 방식
- 낮 동안 빛을 따라 벌어졌다가 밤이나 흐린 날에는 오므라드는 개폐 운동을 반복하며 서서히 만개한다.
받은 직후
금잔화는 봉오리가 아니라 이미 벌어진 꽃송이 상태로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다른 절화보다 손질을 서둘러야 병 속에서 보내는 날을 길게 가져갈 수 있다. 꽃다발을 풀면 물에 잠기는 줄기 아랫부분의 잎을 모두 떼어낸다. 잎이 물에 잠긴 채로 있으면 물이 빠르게 탁해지고 세균이 번식해 수명이 짧아진다. 줄기 끝은 비스듬히 잘라 물을 흡수하는 단면을 넓혀준다.
물갈이와 보관
물은 하루나 이틀 간격으로 갈아주고 꽃병은 매번 씻어 세균이 남지 않게 한다. 금잔화 줄기에서는 끈끈한 진액이 나와 가위나 손에 묻으므로 손질할 때는 장갑을 끼는 편이 낫다. 직사광선과 난방기 바람을 피해 서늘한 곳에 두면 색을 더 오래 유지한다.
꽃이 오므라들 때
금잔화는 빛이 부족한 밤이나 흐린 날, 조명이 약한 실내에서 꽃잎을 오므리는 습성이 있다. 이는 시드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개폐 운동이므로 당황할 필요가 없다. 다음날 밝은 곳에 두면 다시 벌어지고 이 움직임이 반복되는 동안에도 절화 수명은 그대로 진행된다.
주의사항과 비슷한 꽃
ASPCA 자료에 따르면 금잔화는 개와 고양이 모두에게 알려진 독성이 없다. 반려동물이 꽃잎을 조금 씹거나 삼켜도 큰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고 구토나 무른 변 같은 증상을 보이면 수의사와 상담하는 편이 안전하다.
이름이 비슷한 천수국(Tagetes)은 전혀 다른 식물이다. 멕시코 '망자의 날' 장식으로 잘 알려진 진한 주황빛 꽃도 대부분 이 천수국 계열이며 즙이 피부나 위장을 가볍게 자극할 수 있어 금잔화와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꽃 모양이 비슷한 거베라나 해바라기도 둥글고 화사한 인상을 주지만 꽃잎이 한 겹으로 넓게 퍼져 있어 금잔화 특유의 겹겹한 질감과는 결이 다르다. 비슷한 분위기를 원하면서 절화 수명을 더 길게 가져가고 싶다면 거베라로 대체하는 편이 낫다.
참고·출처
Calendula officinalis — Missouri Botanical Garden
금잔화 — 위키백과
금잔화 — 나무위키
Marigold Flower Meaning, Symbolism, and Folklore — Petal Republic
Calendula Cultivation for Flower Farmers — Bootstrap Farmer
금잔화 — 서울특별시 농업기술센터
Folklore Friday: Calendula — Mary Moon's Apothecary
Shakespeare's Favourite Flowers: The Marigold — Shakespeare Birthplace Tru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