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홍은 어떤 꽃인가
천일홍은 비름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초화로, 영문명은 Globe Amaranth이고 학명은 Gomphrena globosa다. 원산지는 멕시코에서 과테말라를 거쳐 브라질까지 이어지는 중남미 저지대로, 뜨겁고 메마른 땅에서도 잘 버티는 성질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꽃처럼 보이는 부분은 실제로는 꽃잎이 아니라 종이 질감의 포엽이 여러 겹 겹쳐 만든 것이고, 진짜 꽃은 그 속에 좁쌀만 하게 숨어 있다. 이 포엽이 클로버를 닮은 동그란 공 모양으로 뭉쳐 가지 끝마다 하나씩 맺히며, 줄기에는 가는 털이 돋아 있어 부드러워 보여도 실제로는 빳빳하다.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아 향에 예민한 공간에도 부담 없이 어울린다.
- 영문명
- Globe Amaranth
- 학명
- Gomphrena globosa
- 원산지
- 멕시코, 과테말라, 브라질
- 자연개화
- 6~10월
- 성수기
- 7~9월
- 국내유통
- 6~10월
- 꽃형태
- 종이 질감의 포엽이 여러 겹 겹쳐 클로버를 닮은 동그란 공 모양을 이룬다
- 향
- 거의 없음
자생지에서는 6월부터 첫서리가 내리는 늦가을까지 쉬지 않고 꽃을 피운다. 국내 꽃집에서도 무더위에 강한 성질 덕분에 여름 절화로 자리를 잡아 6월부터 10월까지 유통되고, 그중에서도 7월부터 9월 사이 한여름에 물량이 가장 많다. 다른 여름 꽃이 더위에 축 처질 때도 천일홍은 빳빳한 줄기 덕분에 형태를 곧게 유지해, 무더위 결혼식이나 실외 행사에 특히 반가운 꽃이다.
천일홍의 둥근 꽃송이는 종이 질감의 포엽이 겹쳐 만들어지며, 진짜 꽃은 그 사이에 작게 숨어 있다.
천일홍은 어디에서 유래됐는가
천일홍이라는 이름은 한자 千日紅에서 그대로 왔다. 꽃을 꺾어 말려도 붉은 기운이 1,000일 가까이 바래지 않는다는 데서 붙은 이름으로, 실제로 절화 상태에서 색이 유지되는 기간이 워낙 길어 이름값을 한다. 학명의 속명 Gomphrena는 아마란서스류를 가리키던 라틴어에서 왔고, 종소명 globosa는 둥글다는 뜻으로 공 모양의 꽃송이를 그대로 설명한다.
네팔에서는 천일홍을 마카말리(makhamali)라 부르며 명절 티하르(Tihar)의 마지막 날인 바이 티카(Bhai Tika)에 화환으로 엮는다. 저승사자로부터 남동생의 목숨을 지키려던 누이가 천일홍으로 만든 화환을 동생 목에 걸어주며, 이 꽃이 시들기 전까지는 데려가지 말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천일홍은 좀처럼 시들지 않는 꽃이라 화환을 받은 남동생은 그만큼 긴 수명을 약속받는 셈이고, 지금도 이날이면 누이가 남동생 목에 마카말리 화환을 걸어주는 풍습이 이어진다. 하와이에서도 마르고 난 뒤에도 형태와 색이 그대로 남는 특성 덕분에 오래 두고 볼 레이를 엮을 때 천일홍을 즐겨 쓴다. 아시아 여러 지역의 민간요법에서는 마른 천일홍 꽃과 잎을 달여 기침을 달래는 데 쓰기도 했다.
천일홍의 꽃말과 색상별 의미
색이 오래도록 바래지 않는 특성에서 변치 않는 사랑과 불멸이라는 꽃말이 나왔다. 서양에서도 마르고도 빛깔을 잃지 않는 이 꽃을 언페이딩 러브(unfading love), 곧 시들지 않는 사랑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 대표 꽃말
- 변치 않는 사랑 · 불멸
- 색상별 꽃말
- 퍼플고귀함과 품격
- 레드열정과 생명력
- 화이트순결과 새로운 시작
- 핑크다정한 사랑
꽃말이 향하는 대상은 문화권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서양에서는 주로 연인 사이의 변치 않는 사랑을 뜻하지만, 네팔의 바이 티카 풍습에서는 오누이 사이의 정과 안녕을 비는 꽃으로 쓰인다. 색상별로도 인상이 갈리는데, 보라색은 고귀함과 품격을 담아 격식 있는 자리에 어울리고 빨간색은 열정과 생명력을 담아 뜨거운 마음을 전할 때 좋다. 흰색은 순결과 새로운 시작을 뜻해 웨딩부케나 개업 축하 자리에 자주 오르고, 분홍색은 다정한 사랑을 뜻해 친밀한 사이에 건네기 좋다.
꽃다발에서 천일홍을 활용하는 방법
천일홍은 꽃다발에서 장미나 작약처럼 시선을 독차지하는 자리보다는, 동그랗고 자잘한 꽃송이 여러 개가 뭉쳐 질감과 색을 더하는 보조 소재 역할을 맡는다. 줄기 하나에서도 여러 갈래로 가지를 쳐 적은 수량으로도 풍성한 볼륨을 손쉽게 채운다.
- 꽃다발 역할
- 곁꽃
- 추천 선물
- 기념일 · 웨딩 · 집들이 · 졸업
스트로플라워나 스타티스처럼 마르고도 색이 유지되는 소재와 짝지으면 드라이플라워 리스나 화관처럼 오래 두고 보는 작품을 완성하기 좋고, 유칼립투스 같은 그린이나 장미를 곁들이면 러스틱하고 편안한 무드가 살아난다. 느슨하게 꽂는 가든 스타일 꽃다발에서는 동그란 꽃송이 여러 개가 일정한 리듬을 만들어 비어 보이는 자리를 자연스럽게 메운다.
변치 않는다는 꽃말 덕분에 기념일이나 웨딩부케 장식으로 자주 쓰이고, 시들 걱정 없이 오래 두고 볼 수 있어 집들이 선물이나 졸업식처럼 드라이플라워로 간직할 꽃다발에도 잘 맞는다.
천일홍을 오래 감상하는 관리법
- 화병 수명
- 보통 10~14일
- 피어나는 방식
- 봉오리 때부터 이미 동그란 공 모양을 갖추고 있어 절화 상태에서 형태 변화가 크지 않다
천일홍은 꽃집에서 데려온 순간의 모습이 곧 마지막 모습에 가깝다. 글라디올러스나 백합처럼 며칠을 기다려야 봉오리가 벌어지는 꽃과 달리 고른 그대로의 형태와 색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처음 꽃을 다루는 사람도 실패할 일이 적다. 줄기 목이 단단히 여문 뒤에 유통되는 절화라 병에 꽂아도 잘 처지지 않는다는 점도 다른 여름 꽃과 다르다.
받은 직후
줄기 끝을 사선으로 잘라 흡수 단면을 넓히고, 물에 잠기는 아래쪽 잎은 미리 떼어낸다. 천일홍 잎은 수분을 머금은 채 물에 오래 잠기면 무르고 갈변하기 쉬워, 처음부터 정리해두는 편이 이후 관리를 수월하게 한다. 손질한 줄기는 서늘한 곳에서 한나절 정도 물을 충분히 올린 뒤 꽂는다.
물갈이와 보관
물은 2~3일에 한 번 갈아주고 그때마다 줄기 끝을 살짝 다시 잘라 흡수력을 살린다. 직사광선과 난방기 근처만 피해도 포엽이 마르며 색이 흐려지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늦춰진다.
잎이 시들어도 꽃송이는 멀쩡할 때
물올림이 잘 되어도 아래쪽 잎이 먼저 시들거나 갈색으로 변하는 경우가 흔하다. 포엽으로 이루어진 꽃송이 자체는 원래 색이 잘 바래지 않아 잎보다 훨씬 오래 멀쩡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차이이며, 시든 잎만 골라 떼어주면 꽃다발 전체 인상은 그대로 유지된다. 꽃을 다 즐기고 난 뒤에는 남은 잎을 정리하고 거꾸로 매달아 그늘지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1~2주 두면 색이 그대로인 드라이플라워로 다시 태어난다.
주의사항과 비슷한 꽃
ASPCA는 천일홍을 개, 고양이, 말 모두에게 무해한 식물로 분류한다. 반려동물이 줄기를 건드리거나 잎을 조금 씹어도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지만, 평소와 다르게 침을 흘리거나 구토하는 등의 변화가 보이면 병원에서 확인받는 편이 안전하다.
천일홍은 종이 질감의 포엽과 동그란 형태 때문에 스트로플라워와 자주 헷갈린다. 둘 다 말려도 색이 유지되는 특성은 같지만, 스트로플라워는 국화과 식물로 꽃송이가 데이지처럼 납작하게 펼쳐지는 반면 천일홍은 비름과 식물로 꽃송이가 클로버처럼 동그랗게 뭉친다. 유통 시기도 갈려서 스트로플라워는 봄부터 초여름 사이에 많이 나오고, 천일홍은 무더위가 절정인 한여름에 물량이 몰린다. 여름 웨딩이나 야외 행사에서 시들 걱정 없는 포인트 소재를 찾는다면 천일홍이 스트로플라워가 빠진 자리를 자연스럽게 채운다.
참고·출처
Gomphrena globosa (Batchelor's Button, Common Globe Amaranth, Devil's Clover, Globe Amaranth, Globe Flower) — North Carolina Extension Gardener Plant Toolbox
Gomphrena globosa — Wikipedia
How to Plant, Grow, and Care For Globe Amaranth — Epic Gardening
천일홍(千日紅) —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
Celosia Globosa — ASPCA